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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 저자김희경
  • 출판사푸른숲
  • 출판년2016-07-12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3-2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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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미노에서 만난 친구들과 나 자신의 ‘발견기’

    _끝없이 이어지는 길 위에서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인생의 문제를 고민하다

    관계, 믿음, 지향 , 용기, 아름다움에 관한 성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성 야고보의 유해가 묻혀 있는 곳으로 로마와 예루살렘에 이어 유럽 3대 성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곳. 산티아고에 이르는 길은 여러 루트가 있는데 그중에서 프랑스 남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산티아고에 이르는 ‘프랑스 길’, 일명 ‘카미노(Camino)’라고 불리는 길이 가장 유명하다. 산티아고의 카미노는 셜리 맥클레인이나 파울로 코엘료 등 명사들이 이 길에서 체험한 영적 깨달음, 삶의 변화를 고백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최근 2, 3년간 다양한 종류의 산티아고 여행기가 출간되었는데 거의 모두가 산티아고로 가는 여행의 기술, 개인적 감상, 풍경을 그리고 있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은 17년째 직업 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2008년 4월 11일부터 5월 14일까지 34일간 카미노를 걸으면서 자신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굳이 산티아고라는 길을 찾아 걷는 이유’를 내밀하게 들여다보며 적어 내려간 기록이다. 기자 특유의 꼼꼼한 관찰과 취재를 바탕으로, 여행기로서는 보기 드물게 단단한 구성과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순례자들이 이 길에서 얻은 대단한 영적인 깨달음과는 다른 종류의, 삶의 획기적 변화와는 다른 소소하고 익숙한, 그래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깨달음을 전해준다. 저자는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자기 걸을 걷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고 일상의 숭고한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각 장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기의 일기식 구성을 취하지 않고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더욱 간절하게 고민하게 되는 타인과의 관계, 믿음, 삶의 방향성, 용기, 아름다움 등에 관한 성찰이 저자와 등장인물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때론 담담하게 때론 가슴 뭉클하게 펼쳐진다. 천 년이 넘도록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길,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길” 위에서 펼쳐지는 진솔한 이야기는 “여전히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사람들, 답이 보이지 않아도 질문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들에게 삶의 건강성과 긍정성을 되새기게 해줄 것이다.





    ‘지금, 여기’를 떠나서 발견하게 된 바로 ‘지금, 여기’의 아름다움

    _낯선 곳에서 맨 얼굴의 나를 만나는 강렬한 경험,

    그곳에서 내 안의 노란 화살표를 발견하다




    산티아고 하면 진지한 추구를 전제하는 ‘순례’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저자는 애초부터 깨달음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다고 고백한다. 어떤 장소에서 정말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진작 지리산 꼭대기, 설악산 능선, 페루의 마추픽추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어야 했다”며. 저자는 카미노가 “한쪽 방향을 향해 800킬로미터가량을 걸어가는, 안전하고 단순한 길, […] 길을 헤맬 걱정도, 내일은 어디에 갈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배낭을 메고 걸어갈 체력만 있으면, 그저 화살표를 따라 쭉 걷기만 하면 되는 길”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선택했다. 오로지 ‘지금,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저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낯선 길 위에서 평소에는 지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치사하고, 소심하고, 까탈스러운 모습들이 부지불식간에 수시로 밀려드는 것에 당황하지만 마침내 이것이 결국 길이 주는 선물이라고 받아들인다. 이처럼 일상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짧지만 강렬한 경험을 통해서 저자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흔을 넘어서도 여전히 흔들리는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 하지만 그런 모습을 거부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끌어안아 삶의 긍정성으로 전환 시키기. 이는 마침내 이런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나는 이미 마음 안에 불투명하지만 조심스럽게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 노란 화살표를 갖고 있는데,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이 진창길이나 험한 언덕일까 두려워 주저하는 것은 아닐까. 중요한 건 화살표를 따라 산길을 오르거나 모퉁이를 돌 때마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저 너머엔 뭐가 있을까’ 하는 기대, 그리고 그 기대를 품고 지금 당장은 땅에 밀착해 열심히 다리를 움직이는 인내. 그것뿐이지 않을까.”





    세상의 속도가 아닌 나 자신의 속도 발견하기

    _삶을 과정으로 인식하는 순간,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아무리 아름다운 길이라도 800킬로미터가량을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복적인 보행, 단조로운 풍경, 발의 통증, 열악한 숙박 시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육체의 고단함을 통해서 삶의 단순한 진실을 깨닫는다. 결국 삶이란 과정이라는 깨달음. 여기서 저자는 이런 경험을 일회적으로 끝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이를 일상적인 삶에 전반적으로 통합하려고 노력한다. “카미노에서의 여행을 끝낸 뒤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건 금세 시들고 마는 벅찬 느낌이 아니라” 삶이란 “어디에 도착할 수도 없고 완수될 수도 없는, 늘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여행 중반을 거치면서 저자는 이에 대해 신념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모두가 산티아고로 향하는 하나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모두가 가야 할 단 하나의 길이란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각자 다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무엇이 최선이고 무엇이 가장 진정하다고 누가 말할 것인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지만 세상엔 나 한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누구도 갈 수 없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고 믿는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완벽해 보이는 운명을 흉내 내려 안달하지 않고 나 자신의 불완전한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했다. 카미노를 걸었다고 해서, 어떤 대단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달라지진 않는다. 우리는 다만 변화하기로 ‘선택’할 수 있을 뿐이지 않을까. 대개의 변화는 늘 느리게, 알아차리기 힘들게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세상의 속도가 아니라 나 자신의 속도였다. 내 속도에 맞지 않을 다른 지름길을 꿈꾸던 백일몽에서 빠져나와,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한 걸음씩 발을 내디뎌야 했다.”





    낯선 이의 친절로 살아간다

    _답이 없는 인생과 세상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마음을 섞고 친구가 되다

    ‘산티아고의 순례자’가 아닌 ‘길 위의 순례자’,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




    저자는 생장피에드포르에서 혼자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한 달여간 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걷게 된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 한 번 만나고 헤어진 사람도 있지만 다른 장소에서 몇 번씩 마주치는 사람들도 있다. “예순을 앞두고도 산 것 같지가 않다면서 모든 걸 청산하고 카미노에 온 신디,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나지막하게 읊조리던 서른 살의 시영, 혼자가 되는 것을 여전히 두려워하는 마흔다섯 살의 마틴,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싶다던 서른세 살의 애런, 자기 안에서 믿음을 발견하고 싶어 했던 예순다섯 살의 조지” 등등. 저자는 담담하게 고백한다. “물음표를 안고 길을 떠났으나 답을 가진 사람을 만나진 못했다”고. 하지만 그 대신, “답이 없는 인생과 세상을 불안해하고 외롭다고 느끼던 이들을 만나 마음을 섞었다”고.



    저자는 카미노를 걸으면서 이 길이 ‘세라피 루트(Therapy Route)’임을 몇 번씩 경험했는데, 이 길이 보여주는 가장 큰 경이는 “내가 속한 현실에서 무겁게만 느껴지던 일들을 낯선 사람들과 서로 털어놓고 나면, 통제할 수 없는 운명의 손아귀 안에서 버둥대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묘한 연대감”을 느낀 것이라고 말한다. 국적, 나이, 직업에 상관없이 저마다 자신의 삶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 주저앉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들의 건강성에서 “마음을 할퀴고 지나가는 시간의 횡포에 대해서도 웃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환한 얼굴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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